第18話 : 옛날도둑, 요즘도둑


  옛날 어느 가난한 집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주인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에 방안을 뒤지고, 광, 부엌 등 온 집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값나가는 물건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고, 오직 부뚜막 위에 덜렁하게 놓여있는 솥단지 하나가 재산이라면 유일한 재산이었다.

그나마 솥뚜껑을 열고 보니, 바닥에 먼지가 푸하게 끼어있는 것이 물맛을 본 지가 꽤 오래된 모양이었다.

"뉘 집이길래 이렇게 궁색한고......."

도둑은 절로 한숨을 내쉬며 가지고 있던 돈 열 냥을 모두 그 솥 안에 넣어 두고는 그 집을 나섰다. 그런데, 도둑이 그 다음 날 우연히 그집 앞을 지나노라니 싸릿문에 왠 방문(榜文)이 하나 붙어 있었다. 다가가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간 밤에 돈 열 냥을 잃어버린 분은 찾아가시오."



몹씨 추운 겨울 날,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 밤중에 山寺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곳간을 열고, 쌀가마를 하나 꺼내어 지게에 얹었다. 그러나, 허기진 몸에 쌀 한 가마는 너무나 힘에 부쳤다. 그래서 지게를 맨 채 일어서지를 못하고 끙끙대고 있는데 갑자기 등이 가벼워 지는 것이 아닌가!

도둑이 이상하다 싶어 뒤를 돌아보니 노스님 한 분이 뒤에 서서 지게를 밀어주고 있었다. 도둑이 지게를 진 채 엉겹결에 일어서긴 했으나 어쩔 줄을 몰라 그대로 서있자 스님이 조용히 이르는 것이었다.

"아무 소리 말고 어서 내려가게. 눈 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치고 닭서리, 참외서리 등 서리대열에 한 번도 참가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서리는 형법으로 논하면 명백한 절도다. 그러나 당시는 서리 때문에 누가 고소를 당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옛날엔 물건을 훔치는 사람도 절제가 있었고, 물건을 잃은 사람도 그렇게 각박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기만원을 훔치거나 빼앗기 위해 서슴없이 사람 몸에 칼을 대고, 재물을 훔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녀자들의 순결까지 빼앗는 것이 예사가 되어버렸다.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게 인생인데, 재물이란 모두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잠간 빌려 쓰고 모두 반납해야 할 물건인데, 왜 모든 생명 중에 유독 사람들만 그렇게 재물에 집착하는 것일까?
 


  --------- 허신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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