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話 : 돈보다 잠



  옛날 어느 마을에 젊고 가난한 나뭇군이 하나 살고 있었다.
그는 매일 깊은 산 속에 들어가 부지런히 나무를 베었으나 밭 한 뙈기 없는 데다 군식구가 많아서 조석으로 끼니 때우기도 어려운 처지였다.

그래서 아침은 걸르고 점심은 감자 몇 알, 그리고 저녁은 나물죽으로 넘기는 그런 생활이었으나 그래도 그는 만사가 天下太平이었다. 일을 하면서도 늘 콧노래요, 죽을 먹으면서도 그저 싱글벙글이었다. 그리고 밤이면 사지를 大字로 펴고 누워서는 그런데 초가집이 떠내려 가도록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았다.

그런데, 이 나뭇군 바로 이웃에는 오랫동안 不眠症으로 고생하는 富者가 한 사람 살고 있었다.
그 富者는 잠 못 이루는 이 痼疾病 을 쫓기 위해 온갖 藥과 별별 處方을 다 써보고, 인근에 이름난 醫員이나 용하다는 무당은 모두 불러 침도 맞고 굿거리도 벌여 보았지만 차도는 커녕 갈수록 증세만 심해졌다. 밤마다 잠을 이룰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잠은 더욱 멀리 달아나고, 전전반측 몸을 뒤척이다 보면 동창이 훤하게 밝아오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이 부자는 옆집 나뭇군의 코고는 소리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루는 젊은 나뭇군을 불러 물었다.

- 어떻게 하면 자네처럼 잠을 잘 잘 수가 있는가?
- 아니, 어떻게 하다니요? 저는 잠이 많아서 아무데서나 눕기만 하면 곧 잠이 듭니다요.
-그렇다면 그 잠을 내게 좀 팔게나.
-아이고, 잠을 팔다니요? 저한테는 잠이 많으니 얼마든지 그냥 가져가십시오.
-아니야, 그 귀중한 잠을 그냥 가져갈 수야 있나. 300냥 어치만 팔게.

부자는 그 지긋지긋한 불면증을 떼쳐버릴 생각에 선뜻 거금을 내놓았다. 나뭇군으로서는 생전 구경하지도 못한 큰 돈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나뭇군이 부자에게 잠을 팔고 난 후부터 나뭇군의 집에서 그의 코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흥얼거리던 콧노래도 뚝 끊어졌다.

그런 며칠 후, 눈은 푹 꺼지고 얼굴은 누렇게 뜬 수척한 얼굴로 그 나뭇군이 이웃집 부자를 찾아와 돈자루를 부자에게 내밀며 말하는 것이었다.

-영감님, 이 돈 받으시고 제발 제 잠 도로 돌려주십시요.
-아니 왜?
-큰 돈이 집에 있으니 밤마다 잠이 오지 않습니다요. 일도 하기 싫고, 입맛도 떨어지고… 갈수록 근심만 쌓여갑니다요. 차라리 가난해도 좋으니 잠이나 푹 자고 싶습니다요.

 

아무리 財物이 많아도 건강은 잃으면 이 모두 無用之物이다.
또한 돈이 아무리 귀한 물건이라 하지만 마음의 和平과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돈 때문에 쌓인 근심 걱정
돈 때문에 버린 良心
돈 때문에 잃은 우애

그리하여 친구 이웃과 멀어지고,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외로운 사람은 일찌감치 돈자루를 던져버린 옛 나뭇군의 지혜와 용기속에서 그 처방전을 찾아볼 일이다.
 


  --------- 허신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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