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업은행 신탁부 대리
홍정호
I . 머리말
1976년 서울신탁은행이 신탁업무를 전담한 이래 1983년 5월 및 84년 2월에 시중은행, 지방은행 및 기타은행에 대하여 신탁업 겸영을 허용한 이후 신탁업무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최근에 이르러는 우리나라의 금전신탁 총수탁고가 은행계정 수신고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양적 성장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은행계정에 비하여 자금운용상의 규제가 적어 비교적 자유로운 자금운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대부분의 관계자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90년대에 들어 신탁자산 운용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면서 신탁자산 운용의 고수익화, 다양화를 추구함으로써 타 금융상품과 비교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고 이에 따라 수탁고의 증가세도 지속되어 1997년 6월말 현재 수탁고는 188조 4천억원에 이르며 금융시장에서 은행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환경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금리자유화와 금융기관간의 업무영역 철폐 등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단기자금운용은 지급불능의 예방, 자금의 효율적 배분, 미래 투자기회의 확보, 적정한 수익성의 유지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기운용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신탁자산 전체와 합동별 적정유동성 관리가 되겠으나 여기에서는 신탁 고유의 구조적인 문제점 일부와 이에 대한 대응책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Ⅱ. 신탁법 및 관련법령상의 신탁자산 운용방법
1 . 신탁법 제32조 수탁자의 책임
신탁법 제32조는 「수탁자가 신탁행위의 결과 수익자에게 부담하는 채무도 신탁재산의 한도안에서 이행책임을 진다.」고 수탁자의 책임의 한계를 명시하고 있는 바, 수탁자는 신탁재산을 신탁목적에 따라 관리운용하고 수익자에게 급부하여야 한다. 이 급부의무는 신탁재산의 한도내에서 이행의 책임을 지는 것이며, 수탁자의 고유재산으로서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2. 신탁법 제42조 비용, 손해보상청구권
수탁자는 신탁재산이 부담하여야 하는 신탁재산에 관한 조세, 공과금, 기타 비용과 신탁사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과실없이 입은 수탁자의 손해에 대해서는 다른 권리자에 우선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신탁법 제42조)
3. 신탁업법상의 신탁재산 운용
4. 신탁업법 제12조 신탁재산의 처분
신탁회사는 금전신탁에 관하여 그 운용에 의하여 취득한 재산이 거래소의 시세가 있는 것일 때에는 신탁행위에 의하여 수익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신탁행위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고유재산으로 할 수 있다.
5. 신탁업법시행규칙 제7조제3항 신탁계정 차입금지
신탁재산의 운용방법이 특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탁계정은 은행계정에서 차입할 수 없다. 다만 운용상 필요한 경우에는 재정경제원 장관의 승인을 얻어 차입할 수 있다.
6. 신탁업무 운용요강 제3장 신탁재산의 운용
신탁업무 운용요강 제12조에서 제15조까지 금전신탁재산의 구체적 운용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7. 신탁업무 운용요강 제23조(신탁운용자산의 편출 및 편입)
(1) 신탁운용자산의 처분은 시장을 통하여 매매함을 원칙으로 하며, 특정 신탁상품의 수익률을 제고할 목적으로 운용자산을 편출·편입할 수 없다.
(2)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신탁의 해지, 이자 및 조세공과금의 지급, 결산에 따른 신탁보수의 지급으로 인하여 운용자산의 처분이 필요하나 시장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는 다음 각 호를 충족하는 조건으로 운용자산을 편출·편입할 수 있다.
1) 해지금액 규모 범위 내에서의 거래
2) 주식을 제외한 운용자산의 거래
3) 거래가격은 매입수익률(장부가격)을 적용
4) 유가증권 중에서는 당초 매입수익률이 편출·편입시의 시장금리와 근사한 유가증권부터 우선적으로 거래
Ⅲ. 금전신탁재산의 운용현황
금전신탁의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금전신탁의 조달부문
(1) 수탁은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90년 이후 매년 약 40% 이상의 신장세를 유지하였으나 1996. 5. 1 신탁제도개편 이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어 약 12% 정도의 증가에 그치고 있다. 제2금융권에서 은행신탁의 점유비도 지속적으로 증대하여 37.3%를 차지하였으나 신탁제도 개편이후 점차 떨어져 36.6%를 차지하고 있다.
(2) 각 합동별 수탁고도 1996. 5. 1 신탁제도개편 이전에는 확정부, 실적부, 특정신탁 등이 고르게 증가한 반면 신탁제도개편 이후에는 특정신탁만 51% 증가하였으며 여타합동은 6%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신탁제도 개편이전에 은행신탁으로 유입되었던 단기자금이 수탁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신탁상품의 Merit 상실과 시중실세 금리 상승에 따라 타 금융기관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2. 금전신탁의 운용부문
총운용자산중 약 30% 정도는 대출금에 투자하고 있으며 약 65% 이상을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운용부문의 특징은 유가증권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대출금보다는 유가증권으로 운용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유가증권중 매입어음의 규모는 급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각 은행들이 신탁자산을 장기적으로 운용하기보다는 단기에 고수익을 올리고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금전신탁의 신탁계약기간과 Match할 금융상품의 부족으로 언제 지급될지 모를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부득이 단기성 자금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Ⅳ. 금전신탁재산 단기운용상의 문제점
1. 금리변동에 따른 유동성관리
〈은행신탁의 조달 및 운용〉 (단위 : 십억원, %)
<주요금리> (단위 : %)
<단기금융시장 및 자본시장> (단위 : 십억원)
(1) 신탁가입자는 (도표1)과 같이, 대출거래자는 (도표2)와 같이 각각 콜옵션과 풋옵션을 가지고 있다.
1) 금리 상승시
- 신탁가입자 : 금전신탁을 해약 또는 수익권담보대출을 받아 고금리로 운용
- 대출거래자 : 대출금을 계속 보유
2) 금리 하락시
- 신탁가입자 : 금전신탁을 계속 보유 (수탁 증가)
- 대출거래자 : 자금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고금리대출을 상환
(2) 따라서 금전신탁재산은 시중실세금리 변동에 따라 적절한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례1) 최근 대기업의 잇단 부도로 금융권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은행신탁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탁의 증가둔화와 자금수요의 급중으로 유동성부족 현상이 일고 있다.
(사례2) 1995년 4/4 분기에서 1996년 상반기에는 수탁의 큰 폭 증가 및 대기업의 대출상환으로 단기운용자산이 증대하여 자금운용 담당자는 쌓이는 자금을 처리 하기위해 마옴고생이 컸다.
2. 1996 .5.1 신탁제도 개편에 따른 운용자산 부재
정부는 신탁의 이상비대 및 '신탁=고금리'라는 인식을 전제로 신탁제도를 1996. 5. 1 개편을 시행하였다.
※ 신탁제도 개편의 주요내용
1) 신탁상품 만기구조의 장기화
-1년 이상으로 규정된 신탁상품을 1년 6개월 이상으로 조정
2) 중도해지수수료율 대폭 인상
3) 확정배당상품의 축소
4) 신탁의 원본보전제도 적용대상 축소
신탁제도 개편이후 정부의 의도대로 신탁의 증가세는 둔화되었으나 시중실세금리는 정부의 의도와는 반대로 상승하였다. 이는 신탁으로 유입되던 자금이 타 금융기관으로 이동하면서 타 금융기관의 수신고 경쟁으로 말미암아 고금리를 주도하였기 때문이다.
신탁상품 만기구조의 1년6개월은 신탁자금운용을 더욱 제약하였으며, 금융상품 중 만기가 1년 6개월인 것은 은행신탁밖에 없다. 따라서 수탁자금과 신탁자산 운용은 만기대응 불일치로 인한 유동성 문제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V . 금전신탁재산의 단기운용 개선방안
1 . 은행계정으로부터의 차입 허용
신탁본연의 취지는 신탁재산을 관리운용하는 데 따르는 손익은 전부 수익자에게 귀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은행과 신탁간의 책임소재가 불명확하여 고객이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은행이 일부 부담하고 있다.
개선방안으로는 신탁업법시행규칙 제7조제3항에 의거 신탁계정은 은행계정으로부터 차입이 불가능하나 각 합동별(특정금전신탁은 차입 가능) 수탁고의 2% 범위내에서 은행으로부터 차입을 허용하면 신탁자산의 운용 효율화 및 유동성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운용방안은 은행계정대 및 은행계정차(가칭)의 금리는 은행간 Call금리로 하고 은행계정차의 비용은 총수익에서 공제토록 하는 것이다.
이는 신탁법 제4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신탁사무처리비용으로 처리토록 하면 합동간 편출입도 상당부분 감소할 것이다.
2. 대출금의 구분 운용
현행 대출금리체계는 크게 수탁연동 대출금리와 P연계대출금리로 구분되어 있고 장기대출과 단기대출에 대한 체계적 구조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
개선방안으로는
1. 단기대출금 금리제도 신설 : 시중실세금리를 반영한 금리체계
2. 장기대출금의 중도상환수수료 신설
※ 수수료 = 대출금 × 수수료율 ×잔존기간÷365
징구한 수수료는 실적배당부의 경우 남은 잔존기간동안 기준복합수익률에 더하여 산정 배당토록 하고, 확정배당부의 경우는 은행의 운용손실에 보전토록 하여 안정적인 수익창출과 효율적인 자금관리를 도모할 수 있다.
3. 중도해지수수료의 자율화
현행의 중도해지수수료율 체계로는 은행이 부담하여야 하는 각종 위험에 대한 대가가 미홉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적립식 목적신탁 또는 특정금전신탁 5년을 가입하고 1년6개월 경과후 중도해지하는 경우 중도해지수수료 없이 각종 위험을 은행이 부담하여야 하는 부분 등이다.
따라서 최저신탁가입기간을 1년으로 조정하고 1년 이후의 중도해지수수료는 각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적용토록 하여 신탁계약기간을 다양화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자금운용이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V . 맺음말
이상으로 금전신탁의 단기운용현황과 운용에 있어서의 구조적인 문제점 그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방법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의 신탁업무는 단기간에 양적으로 급성장을 한 결과 규모에 상응하는 자금운용 기법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기관간의 지나친 외형경쟁으로 제살 깎아먹기식의 신탁보수 인하는 은행의 수지구조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고 이런 식의 무리한 영업방식은 급기야 신탁제도 개편이라는 당국의 규제를 초래하기까지 하였다.
최근의 금융환경은 한마디로 경쟁과 불확실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금융기관간의 업무영역 철폐는 물론 자본시장의 대외 개방으로 완전경쟁시장체제로 접어드는 가운데 대기업의 도산사태와 주가, 금리,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 자산운용 대상을 찾지 못할 정도로 Risk는 높아지고 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효율적인 자금운용의 중요성은 더욱 절실한 상황이며, 전체 자산에 대한 Portfo1io의 구성(Asset al1ocation)문제로부터 시작하여 적정한 유동성 관리 등에 있어서 뚜렷한 원칙없이 주먹구구식에 가깝게 운영하여온 것이 현실이고 보면 우리나라 신탁자산운용에 적합한 투자모형 등을 개발하는 등 자금운용 부문에서 우리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있다.
따라서 먼저 내부적으로 합리적인 투자 내지는 자산운용체제를 이룩한 후에 대외적인 제도개편을 요구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금전신탁의 가장 중요한 부문이 적절한 자금운용을 통한 수익의 극대화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참 고 문 헌
·한국은행, 통화금융, 1997년
·제일경제연구소, 본드브리프 1996년
·보험연수원, 연금자산 운용, 1997년
·흥유석-김종호, 신탁업무, 한국금융연수원
·홍유석-이명수, 신탁의 이론과 실무, 신흥문화사
·기타 자료
(1997.12.31. 발행, 계간「은행신탁」제2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