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탁업의 장래


전국은행연합회 신탁증권업무팀장

황규봉


IMF시대에 우리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탁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은행신탁이니 투자신탁이니 가릴 것 없이 본연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다.

이는 운용자산중 부실부분을 조속히 정리하고 실적배당관행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말하는데, 신탁업의 장래는 이 노력의 결과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여기에서는 우리나라 신탁업이 안고 있는 문제의 원천을 이루고 있는 겸업시스템을 다시 짚어 분리의 필요성을 살핀 뒤, 부실자산의 정리와 실적배당관행의 정착을 위한 방안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신탁업 분리의 필요성


우리나라 신탁업은 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차질없는 수행을 위해 필요한 장기산업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장기(?Ð)구조의 상품내용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상품의 효과적 판매에 적합한 조직구조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신탁업을 은행에 겸업시키는 구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상황이 전개되었으며, 그 결과 지금과 같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과제가 잉태되었다.

즉 금융중개를 주된 기능으로 하는 은행업에 재산관리 및 투자기능이 본업인 신탁업이 합해지면서 신탁업은 금융중개기능 위주의 조직과 분배망(점포)은 물론 영업의 핵심인 경영전략까지도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탁재산의 수탁 및 운용행동은 은행업의 그것과 같아질 수밖에 없었다. 본업이 판이하게 다른데도 불구하고 구사하는 전략과 조직이 같음으로 인해 결과된 것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어떠한 문제이든 그것을 해결하는 수단을 강구하는 신탁업자체의 사고방식이 신탁업 내부에 적합하게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탁업자체의 사고방식이란 신탁의 설정단계에서부터 신탁이 종료할 때까지 시종 견지해야 할 자세로서 수탁받는 재산이 금전이든 물건이든 오로지 신탁의 설정목적에 따라 그것을 관리해야 한다는 믿음을 말한다. 이는 당초 약속한 몇 퍼센트의 이자를 원금에 붙여 지급하기만 하면 되는 은행업의 그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으며, 유연한 사고방식과 재산관리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밑받침되지 않으면, 위탁자의 욕구(needs)를 따라잡지 못해 수탁단계에서부터 실패하기 쉽다.

우리나라 신탁업이 수탁할 수 있는 재산이 금전, 유가증권, 금전채권, 동산, 토지와 그 정착물, 지상권, 전세권, 토지임차권 등 다양하고 영위할 수 있는 부수업무도 다양한데도 유독 금전의 수탁업무만이 활성화된 지금의 상태는 바로 신탁업이 은행업의 겸업업무로서 자리매김되어 업(industry) 본연의 위상(identification)을 확보하지 못했던 데 연유한다.

따라서 신탁업고유의 사고방식을 형성하고 위탁고객의 욕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가기 위해서는 '업 본연의 위상'을 조속히 정립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업과 신탁업을 유효하게 분리하는 방법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분리문제는 물리적 의미의 분리보다는 기능의 분리로 파악하는 것이 그 유효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겸업으로서 출발하여 나름대로의 기능을 그동안 충실히 수행해온 이상, 나름대로의 역할을 인정받은 것이고 금융업에 있어서의 국제적인 추세도 겸업주의(universal system)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업과 신탁업의 분리문제의 구체적 추진은 은행계정담당 전무이사와 신탁계정담당 전무이사를 각각 두어 소관업무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고 책임을 지는 사업부제의 개념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이로써 은행계정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더욱 정교한 위험관리와 금융관련 지식으로써 발전해갈 것이고 신탁계정은 신탁고유의 사고방식 형성과 재산관리기법 연구를 통해 업 본연의 위상을 확립하고 위탁고객의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부실자산의 정리


부실자산은 어느 산업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채권의 행사가 불가능해지면 그 채권은 부실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신탁업에 있어서의 부실자산은 수탁재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채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었을 경우의 해당채권을 지칭하는 것인데, 대출금의 회수가 불가능해지거나 매입한 유가증권을 발행한 기업이 도산하였을 경우에 발생한다.

은행신탁의 경우 부실자산의 정리방법은 해당 대출금 또는 채권의 회수 또는 행사노력과 상각(?×), 그리고 부실부분을 배당률에 직접 반영하여 수익자에게 배당하는 방법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중 대출금 또는 채권의 회수 또는 행사노력에 대하여는 언급을 생략하기로 하고 먼저 부실화의 원인을 짚어보고 상각과 배당률반영에 대하여 생각해보기로 하자.

은행신탁업에서의 부실문제는 IMF금융위기의 전개와 궤(�)를 같이한다. 즉 부실에 대한 현재와 같은 심각성은 IMF금융위기 이후에야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지, 이전부터 지녀온 다대한 퇴적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겸업체제의 속성상 보수적인 분별력을가진 은행원이 신탁업무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고유계정에 손실을 끼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산을 운용하고자 노력해왔으며 신분의 속성상 제도의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IMF금융위기 이전, 경제가 위기상황이 아닐 때에는 수탁재산의 운용대상들은 은행신탁에 부실자산을 떠안길 가능성이 없었다. 국제영업에 열을 올리던 일부 종금사들의 단기외채 상환을 위한 편법과 위법행동만이 IMF금융위기 이전부터 부실의 싹이 되었을 뿐이다(이도 시간이 흐른 뒤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IMF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기업도산이 속출하는 한편으로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일부 자산운용처들의 분별을 잃은 행동1때문에 신탁업에 소위 부실이라는 짐이 쌓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지금처럼 초미의 관심대상이 된 것은 책임소재의 명확화를 염두에 둔 감독정책 일부의 소산이 아닌가 한다. 즉 기왕 전개되는 경제위기상황하에서 부실문제는 경제전반의 일반적 사정이라는 것은 눈만 뜨면 신문지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부실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금융산업 중 유독 감독기관이 변경된 은행신탁만이 IMF를 졸업한 상황이 아닌데도 즉각적 해결필요의 대상이 되느냐는 것이다(물론 필자로서도 부실문제의 조기해결을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했지만 말이다). 후술하겠지만, 부실의 정리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한 세대 이상의 기간 동안 쌓인 관행을 즉각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시장의 혼란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기왕 인식된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서의 상각은 평소의 영업과정에서 자산의 상태를 면밀하게 점검하여 대출금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거나 채권의 행사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되는 부분에 대하여 대차대조표상에서 일단 제거하여 신탁회사 소정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신탁업에서는 그러한 점검이나 위험관리를 위한 시스템이 충분하게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 필요성을 인식하지 않아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은행계정의 사고방식에 입각한 심사 및 관리시스템의 차용을 통해 심사 및 관리노력이 실천되어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준비금2이 충분히 적립되어 있는 신탁회사가 있다면, 이는 배당률경쟁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지금까지의 관행의 결과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관행이란 수탁재산을 운용하여 얻은 수익률에서 '1∼2%이내'의 법정 신탁보수를 제외한 나머지를 수익자에게 배당하는 제도3하에서, 신탁보수를 상한선 이하로 취득하고 수익자에게 보다 많이 배당함으로써 해당신탁회사의 운용력을 과시하여 보다 높은 수탁실적에 이용할망정 수익자에게 지급할 배당에서 차감하여 준비금을 적립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던 상황의 연속을 말한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그동안 감독기관의 성실하고 성의있는 지도를 통해 개선되어가고 있다. 즉 아직까지 수탁재산의 운용자산에 대한 건전성 분류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관계로 여신성자산에 대해서만 은행계정의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에 입각한 자산분류를 거쳐 일정기준에 따라 준비금 적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4 다만, 여기에서는 (배당률의 급락) → (중도해지사태) → (유동성위기)로 이어지는 불안한 회로보다는 (지탱력있는 배당률 하락) → (실적배당 일부실시) → (유동성관리)로 이어지는 노선을 선택하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하겠다.

즉 신탁회사마다 자기의 전략과 계산으로 감독기관에서 제시한 일정내에 부실자산을 정리한다는 목표로 배당률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신규수탁이 그래도 계속될 수 있는, 지탱할 수 있는 정도(sustainable level)로 준비금적립률을 반영함으로써, 일부이기는 하지만 실적을 배당하는 효과를 거두는 한편, 관리능력 범위내로 유동성문제를 압축시키자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적배당관행의 정착


1998년 8월말 현재 우리나라 신탁의 수탁잔액은 은행신탁과 투자신탁을 합하여 약 312조원이다. 이는 IMF금융위기가 시작된 직후인 1997년말에 비해 은행신탁의 수탁잔액이 37조원가량 감소하고 투자신탁쪽에서 60조원 가량 증가한 결과인데, 1997년 12월말의 그것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의 신탁에 대한 신뢰가, IMF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23조원의 분량 만큼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5 또한 은행신탁과 투자신탁 양쪽의 수탁잔액 증감의 내용을 각각 살펴볼 때, 은행신탁의 수탁잔액 감소 중 절반(약 18조원)과 투자신탁 수탁잔액 증가의 절반 이상(약 34조원)이 지난 6월말 5개 은행의 퇴출이후 2개월 동안만의 것이고 보면, 신탁업의 수탁행동에 바람직하지 않은 외부영향요인이 돌발하지 않는 한 고객의 은행신탁에 대한 위탁행동과 투자신탁에 대한 투자행동에는 변함없는 신뢰가 밑바탕한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은행신탁의 수익자별 수탁잔액을 보면, 1998년 8월말 현재 개인이 51.55%를 차지하는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위탁 또는 투자행동을 밑받침하는 신뢰는 무엇일까? 이는 고객이 생각하는 은행과 투자신탁회사에 대한 신뢰일 것이고 한 세대 이상의 기간 동안 버릇보다 더 두껍게 내려앉은 관행과 경험일 것이다. 즉 '금융기관은 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등의 믿음이다. 그것이 한국전쟁이후 최대위기라 하는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도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며, 5개 은행이 퇴출당하는 것을 목도하면서 은행신탁에 대한 신뢰는 엷어지는 대신 투자신탁에 대한 신뢰는 더 강해지는 변화를 보인 것이 최근 2∼3개월 동안 관찰된 것이다.6 여기에서 우리는 신탁업의 실적배당관행 정착의 가능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즉 '망하지 않을 것이다'. '망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7라고 믿고 있던 은행과 투자신탁회사가 문을 닫고서 위탁한 원본(??)도 보장을 못하느니, 하느니 하는 경험을 통해 신탁의 고객들은 계약서(약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거기에 쓰여진 '실적배당'이라는 문구를 보게 되어, 이제 신탁고객이라면 실적배당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문제는 한 세대 이상의 기간 동안 '실제로' 실적배당을 해오지 않은 신탁회사가 실적배당의 의미를 알게 된 수익자들을 상대로 어떻게 실적배당을 무리없이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로 바뀌게 되었다. 여기에서 특정시점에 지금까지 취급한 상품은 모두 신규수탁을 중지하고 이후 취급하는 상품은 실적배당을 지키도록 지도한다는 정책대안이 제기되었을 것이다.

이 문제는 신탁회사의 퇴출과 같은 외부영향요인이 더 이상 돌출되지 않는다면, 시기선택 또는 사안(??)의 실행순서 이외에는 결정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이 문제가 '어떤 내용으로'라는 문제가 아니라, '언제' 실행에 옮기는가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술한 부실자산의 정리가 완전하게 이루어져 부실자산의 상각을 위한 준비금적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그 자체가 실적배당을 실현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신규수탁중지라는 극단적인 수단보다는 현재 취급되고 있는 합동(상품)에서 자합동(??ヒ; sub-fund)을 신설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신설하는 자합동에서는 완전한 의미의 실적배당이 이루어지도록 지도와 감독을 실시하고 지도 및 감독기준에 맞지 않게 운용되는 자합동은 이를 폐지하는 정책을 시행한다면, 큰 충격없이 실적배당관행을 실천할 수 있기 떄문이다.

그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실적배당을 지도와 감독의 최우선과제로 삼는 상태에서 신탁회사에게 새로운 합동을 제한없이 개발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일일 것이다. 이 경우 기존상품의 점진적 정리를 위해 기준에 맞는 범위내에서의 편출입을 허용하고 신탁회사 자체의 전략과 계획에 따라 배당률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면, 보다 빠른 시일내에 부실자산 정리는 물론 실적배당의 관행도 무리없이 정착될 것이다.

요컨대 위탁자에게 실적배당사실을 강조하여 동요(パ?)요인을 제공하기보다는 신탁회사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통하여 실적배당관행을 정착시키는 노력을 배가하고, 대신에 상품취급에 관한 재량(?п)의 폭을 넓혀주면서 시간적 여유를 설정하는 정책을 명확하게 천명한다면, 문제는 신탁회사별 적응능력에 따라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지금까지 부실자산의 정리와 실적배당관행의 정착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동일한 과제임을 살펴보았다. 문제는 지금까지 신탁행동의 실천상 전혀 고려되지 않아오던 이 과제를 무리(??)를 무릅쓰고라도 급격하게 실천하는 대상으로 삼아야 하느냐, 아니면 신탁회사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 무리없이 시장에 안착시키느냐 하는 것인데, 이는 감독정책상 중요한 선택지(???)이다.

그런데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을 피하려면 준비금적립률의 반영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각주 4에서 보았듯이 부실부분에 대한 배당률 반영의 속도가 빠를수록 파국(?┭)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탁회사로 하여금 부실자산 정리와 실적배당의 중요성이 존망을 좌우하는 사안임을 인식하게 하고 자신의 지탱력(sustainability)을 스스로 점검하고 보강해가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에서 아무래도 사안의 밀어부치기식의 급격한 추진은 피해야 할 일인 것 같다.


<그림> 기존상품의 급격한 신규수탁 중지와

부실자산의 배당률 전면반영의 영향



전술한 위탁고객의 신탁에 대한 신뢰는 배당률을 먹고 커온 나무이기 때문에, 신탁의 원칙만을 강조한 나머지 그 나무를 밑둥부터 싹둑 자르는 사태를 피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과정을 '변화'이지 '혁명'은 아니므로, 시장참가자가 적응하는 시간(표 참조)은 필요하다.


신탁겸영은행의 과제


이제 신탁업의 장래를 스스로 보장하기 위한 신탁겸영은행의 자세를 이야기해보자. 이쪽도 신탁본연의 사고방식 형성, 부실자산 정리, 그리고 실적배당관행의 정착이라는 과제의 조속한 해결이라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이쪽은 존망(??)이 좌우되는 이상의 중대사라는 점이 다르다.

신탁겸영은행이 긴탁본연의 사고방식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추천한 사업부제개념의 분리가 제도적으로 시행되는지의 여부를 떠나 먼저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의식없이 행해지는 신탁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우리가 퇴출금융기관의 뒷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의식을 가져야 스스로 고칠 무엇을 발견할 수 있고 수탁면에서나 운용면에서 창의(??)를 발휘할 기본기(�?�)가 갖추어질 수 있다.


<표> 과제추진일정(예시)



그러면 창의를 발휘할 기본기란 무엇일까? 그것은 신탁업이 금융업의 부분임에 따라 금융업으로서 당연히 갖추어야 할 위험관리체제와 내부통제제도의 구축과 철저한 시행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란 있을 수 없다. 그것도 겸업에 따른 은행업의 사고방식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신탁고유의 위험관리 및 내부통제제도여야 한다.

여기에서 위험관리체제는 다소 하드웨어(hardware)적인 부분이고 내부통제제도는 소프트웨어(software)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통제한다는 사고방식 또는 조직문화의 형성(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그럴싸한 그 무엇도 허구(?┛)일 뿐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반성해보자면, 내부통제제도란 주어진 권한한도를 확인하는 정도의 기능밖에는 볼 수 없었다. 즉 권한을 넘어서는 거래여부, 부정행위, 사무착오 등 주로 사고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과거와는 가른, 효과있는 내부통제제도의 구축을 위해서는 먼저 최고경영자, 즉 사업부제가 시행될 경우의 신탁전담 전무이사의 위험관리 및 내부통제제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겸업체제하늬 경영자는 '신탁이 어렵다던데?' 정도의 관심을 가졌을 뿐이라 한다면, 이제 경영자 스스로 위험관리전략을 수립하고 내부통제제도를 감시하고 확인하는 자세의 견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조직으로 하여금 새로운 위험의 발생원인에 대한 지속적인 파악과 관리를 통해 내부통제조직 자체가 스스로 끊임없이 개선되어가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추진기능과 후선업무지원기능을 철저히 분리하여 상호견제(??2?)를 통해 개선해가는 구도의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동안의 겸업체제에서도 은행신탁조직은 인원부족이라는 중증(??)을 시달려오던 터에 인원감축을 통한 생산성점수 합격이라는 지금의 지상과제(??ⅳ?)에 매달리는 형편으로서는 충분한 인원의 확보가 쉽지만은 아닐 터이다. 그래도, 인원부족이라도, 현시점에서는 하드웨어(위험관리시스템)를 보다 정교하게 갖춘다는 각오로 대처해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신탁겸영은행으로서 구비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 있다. 운용능력(??¹?)의 확보이다. 이는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여건인가 아닌가에 따라 달라지는 사항이기는 하지만, 주어진 규제환경하에서 주어진 시장상황을 어떻게 이용하여 운용수익률을 높이는가 하는 문제는 바로 해당 신탁겸영은행의 생사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이 운용능력의 확보를 위해 기본이 되는 사항은 전술한 효과적 위험관리체제와 유연한 내부통제조직의 구축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신탁경영은 어차피 경쟁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운용시장조건을 주어진 조건으로 간단히 치부해버리고 수탁잔액 높이기에 몰두한 경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건전선(�??)과 생산성(???)의 원천인 운용력의 경쟁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국제적 표준(global standard)으로 요구되는 투명성(???)을 보충하는 노력으로, 그리고 개별 신탁겸영은행의 차원에서는 원활한 수탁행동을 보장하기 위하여, 각 신탁겸영은행의 운용실력을 나타내주는 배당률(?ぷ?)이 공시(disclosure)되는 것은 필수사항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창의(??)와 통제(??)는 어차피 쫓고 쫓기는 관계이고, 항상 현실적합성(?????)이라는 토대에서 균형을 이루게 마련이라면, 그리고 신탁겸영은행의 생존력(viability)의 원천은 운용력이며, 창의와 통제가 경쟁·보완관계라면, 신탁겸영은행이 지향해야 할 길은 운용력 제고에 의한 창의를 고양(ㅤ?)하는 바로 옆에서 그 창의를 검증하고 보완하는 통제조직이 합리(??)와 효율(??)이라는 잣대를 쥐고 설쳐대는 모습을 유지·발전시키는 일밖에 없다. 그런데 운용력 제고이든 잣대를 휘두르든 그것은 신탁겸영은행의 은행원, 아니 신탁회사원이 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1998.9.30. 발행, 계간「은행신탁」제5호 게재)

1) 예컨대 은행신탁계정과 종금사와의 거래중 자유금리기업어음(CP)의 인수과정을 보면, IMF금융위기가 시작되어 문제가 되기 전까지는 CP는 실물은 종금사에서 보관하고 은행신탁에는 CP의 내용을 통장에 기재하여 교부하도록 되어 있어서 은행신탁에서는 그 실물의 확인을 위해 보수적인 분별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이러한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일부 종금사에서는 이미 한 번 매출한 CP를 은행신탁에 재매출하는 행위를 통해 CP실물이 표상하고 있는 금액의 두 배 이상을 사취(??)하는 다중(₃?)매출행위와 실재(??)하지 않는 CP를 은행신탁에 매출하는 허위(??)매출행위 등의 도덕적 해이를 일삼았다.

이같은 CP통장거래는 문제가 표면화된 후 실물거래로 바뀌었으며, 은행신탁이 종금사를 경유하지 않고 CP를 직점 매입하는 것이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다.

2) 이 준비금은 회계용어로 말하면 채권상각준비금인데, 이에 관해 논의를 하면서 우리는 이를 대손충당금이라는 은행계정용어로 지칭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만큼 신탁업고유의 사고방식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는 셈이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행한 여신행위 결과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최종적으로 결론이 내려진 부분에 대한 상각에 활용할 목적으로 충당한 자금을 말하지만, 채권상각준비금은 신탁계정에서 수탁재산의 운용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채권중 채권행사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내려진 부분에 대한 상각에 활용할 목적으로 적립한 자금을 말하는 것으로 기능은 유사하다 하겠으나, 개념은 서로 다르다.

3)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운용수익률) - (신탁보수) = (배당률)이 된다. 여기에서 운용수익이 아니라, 운용수익률인 것은 은행신탁에서는 수탁재산의 운용결과를 평균기준복합수익률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탁보수는 IMF금융위기 이후 취급을 시작한 신종적립신탁을 제외하고는 1∼2% 이내를 취하도록 되어 있다.

4) 이는 각주 3에서 표현한 수식의 수정을 의미한다. 즉 (운용수익률) - (준비금적립률) - (신탁보수) = (배당률)로 수정되고, 이는 배당률의 하락을 의미하는데, 이를 갑자기 실천하는 신탁회사로서는 업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준비금적립률 만큼 배당률이 저하될 것인데, 부실자산을 일시에 모두 정리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동상품은 배당률폭락으로 당장 경쟁력을 상실하여 중도해지사태(?ゲ????)를 당하고 해지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다 보면 유동성위기(?パ??IJ)가 뻔히 내다보이기 때문이다.

5) 물론 경제위기상황에서 다른 마땅한 자산운용대상을 찾을 수 없었던 결과이기는 하지만, 신탁담당자들의 업무추진노력도 작용했다는 점도 있고, 우리나라 금융제도상 신탁이 의미하는 속성과 비중을 어느 정도 나타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6) 이러한 관찰을 두고, 은행신탁이 줄어도 투자신탁이 늘어나니까 거시적으로 보아 신탁업 전체로서는 우려할 만한 일이 안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은행신탁은 은행신탁이고, 투자신탁은 투자신탁이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어느 한 쪽만을 염두에 둔 정책, 그것도 어느 한 쪽의 존립기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한다면, 그 충격은 그대로 다른 한 쪽에 전파되어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 벗어나기 힘든 상태에 빠질 것이다. 이는 투자신탁에서 5개 은행 퇴출이후 수탁잔액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증명된다.

7)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지는 금융기관에 대한 허구적(?┛?) 믿음을 본다. 즉 영업중인 금융기관을 우리나라 국민들은 공공기관(ㅻㅼIJ�)으로 생각했으며, 특히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지원 등 효익(benefits)을 기대하는 정도가 심한 자일수록 금융기관의 공공성(ㅻㅼ?)을 강조해왔다. 그러한 믿음이 허구였던 것에 관한 경험으로 'too big to fail'이라는 조어가 생길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