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사


전국은행연합회 신탁전문위원회 의장

한국상업은행 신탁부장

백 인 기


우리나라 은행에서 신탁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어언 15년, 그 동안 은행업무에 있어서 부수업무 정도로 취급되어 왔던 신탁분야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한 결과 이제는 외형에 있어서 예금을 능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담당자들의 노력에 힘입은 점도 크나 예금업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규제가 척고 금리경쟁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었기에 가능하였던 것으로 여겨지는바, 아직까지 질적인 측면에서는 신탁 고유의 취지를 충족시킨다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서구자본주의에서 오랜 기간 동안에 걸쳐 이루어 놓은 것들을 정부 주도로 단기간에 유사한 모양새를 갖추었지만. 내적으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예상치 않은 부작용들이 돌출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건대, 은행신탁도 이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습니다.

이러던 차에 금년부터 회원은행들이 "은행신탁연구회"라는 연구조직을 자율적으로 결성하여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은행신탁의 발전을 위해, 더 나아가 금융산업이나 국가경제의 앞날을 위해 시기적절하고 커다란 의미를 가진 바람직한 조치였다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미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견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은행의 신탁업무와 신탁연구회의 미래 활동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은행에 있어 신탁업무의 비중 또는 위상이 과거에 비하여 훨씬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부수업무라는 고정관념 속에 인원이나 경비 등의 지원활동이나 우선순위에서 뒤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연구활동은 장기간의 꾸준한 노력을 필요로 하나, 현행 은행의 순환보직체제하에서는 3년 이상 동 분야에 근무하기가 어려운 실정으로 연구노력이 단절될 우려가 높은 편입니다. 더우기 신탁담당부서는 규모에 비하여 인원이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하여 일상업무 처리도 여의치 않은 상태에 있으므로 어지간한 각오가 있지 않고는 연구활동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지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몇 배 이상의 노력과 고통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여건에서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척해 있습니다. 실적배당상품에 대한 이면확정금리 보장문제로부터 시작하여 수탁원본보전과 이익보족, 운용자산의 편출입거래, 종업원퇴직신탁의 취급, 부동산신탁이나 유증신탁 등 업무영역의 확대, 그리고 신탁계정의 별도법인화(자회사 설립) 같은 난제가 있을 뿐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 과제를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주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눈앞의 이익이나 실적에만 급급해서는 안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단계씩 착실히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됩니다.

최근의 경영 조류에 있어 초점이 되는 분야는 환경과 경쟁력입니다.

먼저 환경문제에 있어 조칙은 환경변화를 예측하고 조기에 인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은 물론이고, 환경을 조직이 우호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능동적인 활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탁 특성상 영향을 가장 많이 발휘하는 정부 규제나 법률적인 환경, 그리고 영업대상이 되는 고객과의 친화적 환경조성은 특히 무게를 두고 다루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에 있어서는 국내동업자간의 전통적 가격, 품질경쟁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 잠재 진입자(외국은행이나 전환은행 등)나 대체산업(사이버뱅킹, 카드산업 등)까지 시선을 넓혀 시장개방이나 업무영역 철폐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은행신탁연구회 발족과 계간 「은행신탁」 창간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재정경제원 및 은행연합회 관계자, 그리고 회원은행 참가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연구회 멤버들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 외에도 회원은행 전직원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어린 지도, 편달이 있어야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은행신탁」이 우리나라 은행신탁의 항로를 밝혀주는 등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 모두 “????”의 마음을 가지고 「은행신탁」발간을 축하드리고, 더불어 「은행신탁연구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은행신탁업무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축사에 갈음코자 합니다.


(1997. 9. 30. 발행 계간「은행신탁」창간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