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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신탁업이 오늘날과 같은 범위와 내용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일반은행에 신탁업겸영을 인가한 1983년의 일입니다. 은행신탁업은 은행의 공신력과 광범위한 서비스분배조직을 기반으로 취급 당초부터 급신장을 거듭하여 수탁잔액이 한때는 은행계정의 수신잔액을 능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위탁고객의 투자욕구를 충족시키는 투자기능과 산업발전에 소요되는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중개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안정기일 때에는 금리상승의 주범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에는 부실의 온상으로 치부되어온 것도 사실입니다. 이같은 인식은 은행신탁업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데서 연유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은행신탁업이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해온 배경으로는 다음과 같은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선진국에서도 금융기관의 산출물(bank output)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학자들간에도 의견일치를 보지 못함에 따라 금융서비스의 원가계산이 적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둘째,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신탁업이 은행업의 겸영업무임에 따라 인건비, 물건비 등 영업에 드는 비용 대부분이 은행계정에서 처리되어온 한편 은행신탁계정에서는 이익을 유보할 근거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셋째로는, 주로 앞의 이유에 기인한 것으로 정확한 원가계산의 필요를 느끼지 않고 시장의 변화에 가볍게 대응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은행신탁업계가 그동안 절치부심 노력해온 것은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며. 이는 현실적인 측면을 강조한 은행업계 나름의 대안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은행신탁에 대한 바람직하지 않은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목표를 향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어떤 방법론을 구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전향적인 사고방식으로 은행신탁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은행신탁연구회는 바로 이러한 필요에 따라 1997년 6월 탄생하였습니다. 은행신탁연구회는 은행신탁업계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의 연구모임으로 각자 은행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면서, 여가시간을 활용하여 실무중에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신탁업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온 은행원들이 자신의 연구결과를 자유롭게 발표하고 격의없이 토론하는 정보교환의 장(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구회가 출범한 지 이제 겨우 1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서로 다른 은행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은행신탁에 관한 연구를 추진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연구회의 취지에 따라 자기가 맡은 현업을 수행한 후 연구를 위한 시간을 내야 하는데. 은행신탁 담당부서의 경우 규모에 비해 근무인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함에 따라 일상업무 처리도 여의치 않은 실정인지라 연구를 위해 따로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았을 뿐더러 연구회원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시간상의 제약과 아울러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선정된 연구주제를 공부해나감에 있어 대부분의 경우 우리나라 신탁업에 대한 선행 연구자료가 전무한 까닭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외롭게 개척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도 또다른 어려움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은행신탁연구회는 첫돌기념으로서 이 『신탁용어사전』을 내놓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신탁관련 용어만을 다룬 사전은 1972년판이 가장 최근의 것인데, 이도 1965년판의 재판이고 보면 거의 35년만에 신탁관련용어를 모은 사전인 셈입니다. 35년이라는 오랜 기다림의 끝이기에 『신탁용어사전』의 내용이 독자 여러분의 기대를 흡족히 채워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편저자를 비롯한 연구회 회원일동은 우리의 이 작은 결실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조금은 자랑스럽게 내어놓습니다. 왜냐하면 편저자들은 잘못이 있으면 개정판을 낸다는 각오하에 두 달여 동안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평일이면 업무를 끝낸 오후 8시부터 전철이 끊어지는 11시까지 매일 전국은행연합회 작업실에 둘러앉아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며 도저히 풀리지 않는 것은 선행자의 것을 차용해가는 작업을 진행한 추억이 『신탁용어사전』 면면에 배어있기 때문이며, 가정은 뒷전이냐는 불만을 따뜻한 마음으로 소화해 준 가족들의 사랑을 확인한 계기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작업은 전국은행연합회 이동호 회장님을 비롯한 연합회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편저자 소속은행 신탁부장님들의 적극적인 성원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는 점은 두말 할 나위도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바쁜 업무 가운데 이 사전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분량의 교정을 흔쾌히 맡아준 이용재 과장, 김희자 씨, 이상헌 씨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이 사전에서 혹시 발견될지도 모르는 모든 오류는 편저자들의 책임입니다. 지적되는 오류는 계속되는 은행신탁연구회의 활동중에 철저하게 고쳐질 것입니다. 이 사전이 은행신탁의 현업추진에, 지도에, 감독에, 그리고 무엇보다 은행신탁에 관한 연구와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은행신탁연구회 편저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