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0話 : 시어머니를 독살(毒殺)하려다가......


  옛날 어느 고을에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매우 험악한 집안이 하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고부( 姑婦) 사이가 썩 좋은 가정이 드물지만, 그집 고부지간은 마치 전생의 원수가 다시 만난듯 하루도 다투지 않는 날이 없었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죽지 않고는 끝나지 않을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머니와 마누라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여 고민만 하던 사내가 견디다 못하여 하루는 아내를 불러놓고 말했습니다.

"내 보아하니 당신과 어머니 중에서 누구 하나가 죽어야만 집안이 조용해질 것 같소. 어차피 어머니는 사실만큼 사셨으니 내 당신 편을 들리다. 그래서 당신에게 깜쪽같은 방법을 하나 일러줄 터이니 잘 들으시오."

남편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부인이 남편 곁으로 바짝 다가와 앉았습니다. 남편이 마누라 귀에다 대고 속삭였습니다.

"오늘부터 백일 동안만 하루도 거르지 말고 어머니에게 비린 국물을 한 대접씩 드려보시오. 그러면 백일 째 되는 날 틀림없이 어머니께서 돌아가실 것이오. 그러나 어머니께서 눈치를 채시면 곤란하니 항상 낯빛을 부드럽게 하고 정성스런 자세로 드려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이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당신이나 나는 육시를 면치 못할 것이니 절대로 말이 밖으로 새나가지 못하게 하여야 합니다."

부인은 시어머니 보기가 원수 보기보다 더 역겹던 차에 남편이 자기 마음을 알아주고 어머니를 없앨 방도까지 일러주니 반갑고 고맙기가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날부터 남편이 일러준 대로 하루도 빠짐없이 시어머니에게 고기국물을 올렸습니다. 없는 살림에 닭을 잡고, 돼지 고기와 쇠고기를 사오고, 토끼, 꿩, 노루고기 등을 구해 와서는 이를 푹푹 고와 시어머니 밥상에 올렸습니다. 돈이 궁할 때는 직접 냇가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서 고아드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어머니가 낌새를 채지 못하도록 온갖 수다와 아양을 다 떨어댔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흔 아홉 째 날이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부인의 수고도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왠 일인지 밤이 되자 부인이 남편을 붙잡고는 몹시도 서럽게 통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왜 그러시오?"

남편이 놀라는 시늉을 하고 물었습니다.

"아이고, 제가 나쁜 년 입니다. 그렇게 인자하고 자상하신 우리 어머님을 몰라보고 일찍 돌아가시라고 날마다 비린 국물을 드렸으니 천하에 이런 못된 년이 있습니까? 이제 하루만 지나면 어머님께서 돌아가실 터인데 이 일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여보, 어떻게 어머님을 더 사시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지성이면 하늘까지 움직인다 하였는데 사람 마음인들 어찌 못 녹이겠는가?
모든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사람에게는 적이나 원수가 있을 턱이 없다.

눈이 아름다운 사람에겐 모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법,
맏아들에겐 죽어도 시집 안 가겠다는 처녀,
시부모를 모시기보다는 차라리 이혼을 택하겠다는 며느님들,

먼저 자기 눈부터 교정해 보시는게 어떨런지?
 


  --------- 허신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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